아기가 2돌이 다되어 가더라도 역시 밥을 함께 먹기는 참 어렵다. 다 흘리고, 지가 먹을라고 용쓰고..그걸 또 봐줘야 하고.. 뭐 집에서야 어쩔 수 없다지만, 밖에서 먹을 땐 더더욱 어렵다. 아예 못 움직일 때라면야 방으로 된 음식점 찾아가서 한 켠에 뉘이면 그만이었다. 젖만 먹을 때야 모 먹일 필요나 있나, 어른들 밥 먹는 동안 잠이라도 자주던가, 가만히 누워있어 주기만 해도 장땡이다. 문제는 움직이면서부터다. 더더군다나 지도 한 자리 차지하려고 할 때. 보통 패밀리 레스토랑, 대형 피자집 같이 아기용 의자를 주는 곳이라면 OK. 하지만 그 외에는 방에 앉자니 엄마건 아빠건 누군가의 무릎엔 앉혀야 하고, 입식 식탁형의 경우 역시 유모차에서 마냥 먹일 수만은 없다. 먹는 건지 마는 건지.. 애 떠먹이고...
직장맘의 저녁은 과히 편안하지만은 않다. 사회적으로도 인정은 못받더라도 넘들만큼은 일을 해줘야 하고, 요즘 같은 시절 칼퇴근하면서 회사에서 버틸수는 없는 실정이다. 회사는 한창 상반기 마무리작업들과 인사고과 평가로 정신이 없고, 집에 와서도 맘은 늘 불편하다. 애기는 시댁에 있으니, 저녁은 니시간이라고 하겠지만, 과연 그러한가... 이렇게 늦게 퇴근할 때는 내가 무엇을 위해 일하나 싶을 때가 있다. 애는 시댁식구로 완전히 길들여져서 부모를 찾지도 않고, 엄마가 가도 늘 보는 할머니와 고모가 우선이다. 아리러니하게도 시누이는 임신과 함께 직장을 관두고, 요즘은 친정에 와서 쉬고 있다. 행복한 인생이다. 나는 나대로 애를 위해 돈을 버나 싶지만..시댁 생활비 겸 양육비로 들어가게 된다. 손에 쥐는 돈도 없다..